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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디즈니의 온라인 서비스 출시 발표('17.8.8)

지난 8월 8일 월트 디즈니가 ESPN 스트리밍 서비스 출시(2018) 및 디즈니 브랜드의 스트리밍 서비스 출시(2019)를 발표했다.


The Walt Disney Company To Acquire Majority Ownership Of BAMtech

https://thewaltdisneycompany.com/walt-disney-company-acquire-majority-ownership-bamtech-2/



분기마다 가입자가 쭉쭉 빠지면서 디즈니 방송사업 손익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ESPN이 이제서야 스트리밍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은 최대한 유료방송사업자들을 배려한 측면이 없지 않겠다.


반면 넷플릭스와 맺은 다년간 계약을 통해서 기존 생태계를 훼손하지 않고 매년 1.5억 달러 이상을 챙겨온 디즈니가 계약연장 대신에 직접 서비스에 나서기로 했다는 소식은 업계에 작지 않은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현재 지구 최강의 콘텐츠 파워(디즈니+픽사+마블+루카스 필름)를 지닌 디즈니이기 때문일 것이다.



(2019년까지 라인업을 보면 그저 'ㅎㄷㄷ' 할 뿐이다)



당장 넷플릭스의 주가가 떨어지고(물론 디즈니 주가도 동반하락했다. 이유는 뒷쪽에서) 기존에 넷플릭스가 마블의 IP를 기반으로 제작했던 오리지널은 향후에 어떻게 되느냐를 가지고 의견이 분분했다.


구체적으로 나온 소식을 살펴보면 새로운 디즈니 스트리밍 서비스에 마블과 루카스 필름 콘텐츠가 포함될지는 확정되지 않았고, 이에 따라서 넷플릭스에서는 해당 콘텐츠 수급은 지속하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Walt Disney Co.'s New Streaming Services: Everything You Need to Know

https://www.fool.com/investing/2017/08/21/walt-disney-cos-new-streaming-services-everything.aspx


Well, what we're saying specifically is that the Disney-branded app will have the Disney and Pixar films. The disposition of the Marvel and Lucas or Star Wars films, we have not determined yet. We've had a discussion internally about what -- how best to bring them to the consumer.

- Disney CEO Igner, 3rd Quarter earning call


Netflix is in talks with Disney to keep streaming rights to Marvel and Star Wars movies

https://www.theverge.com/2017/8/11/16131564/netflix-disney-marvel-star-wars-streaming-2019


어쨋거나 디즈니의 온라인 스트리밍 사업이 본격화 될 것임은 분명해지면서, 기존 OTT 사업자 및 유료방송 사업자, 그리고 콘텐츠 제작자들의 셈법은 복잡해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넷플릭스와 계약연장에 적극적이었던 디즈니가 결국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추진하게 된 OTT 산업의 변화 동인을 살펴보고 디즈니 OTT의 미래에 대해 전망해본다.



2. 미국 OTT 산업의 주요한 변화들


미국 인터넷 가입가구 중 1개 이상의 OTT 서비스를 이용하는 비중이 무려 65%에 달한다(Parks Associate, '17.7). 

미국에서 넷플릭스 이용자가 5,120만명('17.2Q기준)인데, 이 한개의 서비스 만으로도 미국 인터넷 가입가구 1억명의 절반은 넷플릭스를 시청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앞으로도 OTT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 선행지표로 1)유료방송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는 인터넷 온리 가구의 증가, 2)OTT 중복 사용자의 증대를 꼽을 수 있다. 


1) 유료방송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는 인터넷 온리 가구의 증가


미국 인터넷 가입자 중 유료방송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는 가구가 늘어나고 있다. 

'16년 4Q에 전체 인터넷 가입자 중 16.6%인 1,500만명 가량이 유료방송 서비스에 청약하지 않았는데, '15년 4Q 대비해서 YoY 1.7%p 증가한 수치를 나타냈다.




인터넷 온리 비중의 증가가 시사해주는 점은 분명하다. 사람들이 이제는 미디어 소비에 흥미를 잃었거나 기존 유료방송 서비스에 대한 분명한 대체재를 확보했다는 것이다.


후자가 좀 더 타당한 것 같다. 왜냐하면 '16년 한해동안 Cord Nevers 가구가 2%p 증가했는데 이 수치는 공교롭게도 인터넷 온리 증가와 유사한 수준을 보인다.


2) OTT 중복 사용자의 증대


지난 2~3년 동안 OTT 성장에 따른 기존 유료방송 서비스 영향을 'Cord Shaving'으로 설명했다면, 이제는 'Cord Cutting'으로 완연히 쏠리기 시작한 것 같다. 'Cord Shaving'에서는 유료방송 서비스를 두고 1~2개의 OTT 서비스를 붙여서 사용했다면, 이제는 2개 이상의 OTT를 조합해서 미디어를 소비하는 보다 OTT 위주의 소비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Parks Associate는 1개 이상의 OTT를 이용하는 65%의 가구 가운데 절반은 2개 이상을 사용한다고 밝혔고, 다른 조사기관인 Hub Research에 따르면 Big 3(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훌루)를 모두 이용하는 비율이 14%에 달한다고 한다.



Parks Associates OTT Research



Parks Associates: Nearly 60% of U.S. Broadband Households Subscribe to Netflix, Amazon, or Hulu

http://www.wvalways.com/story/35865711/parks-associates-nearly-60-of-us-broadband-households-subscribe-to-netflix-amazon-or-hulu


Netflix Users Look to Amazon Instant Video and Hulu to Fill Content Gaps

https://www.emarketer.com/Article/Netflix-Users-Look-Amazon-Instant-Video-Hulu-Fill-Content-Gaps/1016285?ecid=NL1007


왜 복수의 OTT 이용이 늘고 있는지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자.

Hub Research가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넷플릭스 이용자 중 45%가 넷플릭스에서 제공하지 않는 TV 쇼를 보기 위해서 Hulu에 가입했고, 33%는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에만 있는 영화를 보기 위해서 중복 가입했다고 밝혔다.


Cord Cutter/Nevers가 3천만 가구에 육박하면서 니치 장르에 있는 OTT 서비스들이 독자 생존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는 것도 OTT 중복 이용자 증대의 긍정적인 요인이다.


일본 애니메이션과 아시아 콘텐츠에 집중하고 있는 Crunchyroll은 '17년 2월에 OTT 가입자 백만을 돌파했고, 프로 레슬링으로 유명한 WWE Network는 2백만에 육박하는 가입자를 모집하고 있다.



3. 디즈니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는 성공할 것인가?


OTT 산업의 변화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OTT 중복 이용자들이 증가되고 있는 시점에서, 고객들의 총 지출비용이 고정되기 전에 디즈니가 OTT 서비스에 뛰어드는 것은 시의적절하다고 하겠다. 디즈니(+픽사)가 가진 콘텐츠 파워를 감안하면 그 파급력도 적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장밋빛만 있는 것은 아니다. 디즈니가 스트리밍 서비스 출시를 발표한 당일, 디즈니 주가마저 하락한 것은 이미 많은 투자자들이 수익성을 어떻게 확보할지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는 반증이다.


새로운 서비스 가격을 $5로 산정했을 때 매년 $200 ~ $425 million의 순손실을 기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는 그동안 넷플릭스에 콘텐츠를 공급하면서 받았던 수급대가 + 추가되는 마케팅 비용만 계산한 것으로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등을 위한 투자가 수반될 경우 그 규모가 더욱 더 확대될 전망이다.


Disney will price streaming service at $5 per month, analyst says

http://bit.ly/2vUaCYg


결국 디즈니의 새로운 시도는 1)가지고 있는 자산을 얼마나 잘 활용해서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구성하고 2)지출되는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초기 막대한 적자를 어떻게 잘 관리할 수 있을 건 가에 성공이 달려있다고 하겠다.


디즈니에게도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는 결코 쉽지 않은 도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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