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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티 모바일의 언캐리어 전략 : 이번에는 넷플릭스다!

미국 3위 이동통신 사업자인 티모바일(T-Mobile) 매년 언캐리어(Un-Carrier) 전략을 통해서 혁신적인 상품/프로모션을 소개해 오고 있다.

무약정 무보조금, 단말 업그레이드, 음악 및 동영상 스트리밍 데이터 무료화 등이 대표적이며, 현재 11번째 언캐리어 전략까지 나왔다.

정근호 박사님 브런치에서 T-Mobile Un-Carrier 전략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자

https://brunch.co.kr/@jung127/57

올해 언캐리어는 한마디로 ‘T-Mobile One Family 상품에 2명이상 가입하면 Netflix 공짜로 보게 해줄게!’

(심지어 이미 Netflix를 시청하고 있는 사람도 신청하면 과금을 면제 해주겠단다).

한국에서는 이미 통신사들이 이동전화 몇 대면 IPTV가 공짜라는 마케팅을 벌써 몇 년 전에 시행했지만, 미국에서는 아주 신박한 프로모션일 듯하다.

자세한 내용은 T-Mobile 온라인 뉴스룸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newsroom.t-mobile.com/news-and-blogs/tmobile-uncarrier-netflix.htm

이번에 다루고자 하는 주제는 Netflix Free 프로모션으로 인한 OTT 사업자 통신사- 이용자 거래 관계의 변화이다.

2. 기존 Netflix가 통신사와 번들 되는 구조 : 부가 상품 청약과 Data 혜택

통신사는 Netflix 서비스에 Data를 붙여서 부가 상품을 만든다. Netflix 패키지의 핵심은 Netflix를 이용하는 일정 데이터 수준까지는 무과금 처리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방식으로 고가 요금제에만 Netflix 가입이 가능한 옵션을 제공하는데 결국 같은 맥락이다.

Netflix 같은 SVoD 서비스를 충분히 보려면 Data는 필수적이니 해당 부가 서비스에 가입할 확률이 높다. 기존에 Data 사용이 없던/적던 이용자는 이런 이유로 Data를 본격적으로 소비하는 행태를 학습하게 되는 것이다.

한편 어중간하게 이용하던 이용자는 Netflix를 더 보고 싶어서 추가적인 Data를 구매하는 Up-Selling을 하게 되는데 통신사는 Netflix를 바라보면서 흐믓한 미소를 띠게 된다.

양면시장 이론에서 누가 자원을 마련해서 누구에게 혜택(Subsidy)을 주느냐가 플랫폼 이론의 핵심인데, 위 경우에는 통신사가 Data를 특정 서비스 대상으로 파격적으로 싸게 공급하는 혜택(Subsidy)을 이용자에게 제공하게 된다. Netflix는 단지 Data라는 필요성을 만드는 수단인 것이다. 절대 통신사가 부가상품을 만들거나 운영하는 데 있어서 Netflix에 부담을 요구하지 않는다(그런다고 들어줄 Netflix도 아니다!).

3. T-Mobile Un-Carrier 전략이 초래한 변화 : 고가 상품 청약에 따른 미디어 서비스 무료제공

T-Mobile은 부가 상품이 아닌 기본 요금상품과 Netflix를 엮어 버렸다.

무제한 데이터가 제공되는 고가 요금상품에 가입하면 그 대신 제공되는 혜택으로 Netflix를 제시한 것이다. 이제 Netflix 자체가 목적이 되었다!

제시된 이용자 효익이 기존 ‘Data’에서 미디어 서비스로 전환되었다는 것은, 미디어 서비스가 Data만큼 필수적인 가치를 가지게 되었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더불어 T-Mobile의 전략을 유추해 보면, 가입상품 Up-Selling 보다는 高 ARPU 고객 유치에 목적이 있는 것 같다.

자체 미디어 서비스가 없는 T-Mobile의 상황과 미국 내 5천만 가입자가 넘는 압도적인 OTT 사업자인 Netflix의 위상이 결합된 까닭에, 이번 Un-Carrier 전략에 따른 신규 가입자 유치가 쏠쏠할 듯하다.

Netflix 입장에서는 다량의 고객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여지가 있고(미국 내에서 성장률이 둔화하여 제휴로 풀어야 하는 상황이다), 고객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는데 기존과 마찬가지로 전혀 부담이 없으니 말 그대로 ‘Why Not?’ 이다.

Netflix가 이동통신 사업자와 이와 같은 상품출시가 처음은 아니다. 이미 인도에서 Vodafone과 함께 Red 요금제 대상으로 Netflix 무료제공을 진행 중이나 1) 요금제 자체가 무제한이 아니어서 미디어 소비가 한정되고 2) 최대 1년으로 기간을 제한하고 있어서 금번 T-Mobile 전략의 무게로 바라보기는 어려움이 있다. 

Vodafone Offers Free Netflix Subscription to Select RED Postpaid Subscribers

http://gadgets.ndtv.com/telecom/news/vodafone-red-free-netflix-subscription-1716989

4. 마무리

T-Mobile Un-Carrier 사례는 OTT가 요금상품 업셀링을 위한 수단에서, 앞으로는 통신사와 요금상품을 선택하는 목적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하겠다

국내를 돌아보면 이미 SKTLG U+가 요금제에 따라서 모바일 OTT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옥수수가 좋아서 SKT에 가입하는가? 아니면 비디오포털이 좋아서 LG U+에 가입하고 있는가?

가능성이 현실이 되기에는 넘어야 할 과제가 아직 많이 남아 보이지만, 그 끝에서 우리는 미디어가 필수재가 되는 현상을 목도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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