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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6일 LG U+tv를 통한 Netflix 서비스가 시작되었다.

해외에서는 너무나 흔한 제휴형태이지만, 아직까지 OTT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국내시장에서 분명 빅 뉴스임에는 틀림없다.


Netflix는 이미 D’live와 CJ Hello와 제휴를 맺고 있지만 영향력이 크지 않았다. 그래서 전 가입자 대상 디지털 전송에 VOD 유통/구매 Hurdle이 낮은 IPTV 사업자와의 제휴는 Netflix 한국 담당자에게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였다.

한편 유료방송사업자 간 M&A가 쉽지 않았던 상황에서, IPTV 사업자들은 질적으로 도약할 수 있는 새로운 수단을 갈구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통신사들 끼리 몇 년간의 치열한 눈치게임 끝에 LG U+가 Netflix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하면서 낮은 수준의 서비스 통합을 이룬 것이다.


이번 제휴는 향후 국내 OTT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줄까?


일부는 현재 Netflix 가입자 증가가 정체되어 있고,  파격적인 결합상품이 부재하다는 이유로 미디어 산업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평가한다.


“지금도 스마트TV나 타사 IPTV에서 넷플릭스 앱을 다운받아 보는 게 크게 불편하지 않다”며 “파격적인 결합 요금제가 나오지 않는 이상 파급력은 그리 크지 않을 것”


LG유플러스, 모레부터 IPTV서 ‘넷플릭스’ 본다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033489&code=11151400&sid1=eco


국내 OTT 시장은 OTT가 먼저 활성화 된 미국시장과는 상이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미국에서 OTT라고 하면 TV 스크린을 기반으로 N-Screen을 지원하는 SVOD 서비스를 지칭하는데 비해서, 국내에서 OTT라고 하면 Youtube, Facebook까지 포함하는 광의의 개념으로 자주 이용되고는 한다.

이는 미국에서 Youtube와 같은 동영상 공유 서비스와 Netflix와 같은 OTT 서비스가 불과 1~2년 간격으로 선보인 후 같이 성장하면서 각기 시장을 구축한데 비해서, 우리나라에서는 2010년에야 ‘TVING’이 선보였으나 이미 OTT라는 왕관은 Youtube에 씌워져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빠른 4G 네트워크 도입과 높은 스마트폰 침투율('13년 기준 한국 73%/미국 56%)로 인해 엔터테인먼트 서비스 역시 모바일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고, 그 결과 국내에서 OTT에 대한 조사를 하면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오게 된다.



(출처 : 온라인 동영상 제공 서비스(OTT) 이용 행태 분석, KISDI, 2018)


한 마디로 정리하면 한국에서는 모바일 단말을 통한 광고기반의 무료 서비스가 대세인 것이다. 유료 구매비중이 높아지기는 하겠지만 그 규모와 성장속도는 비교할 수준이 되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VOD 기반의 서비스들은 열심히 내실을 다지고 있다. 가입자가 확연히 늘어나지는 않고 있지만 지난 일년을 비교해 보면 확실히 이용빈도가 증가하고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모비인사이드에서 pooq, tving, Netflix, Watcha Play를 대상으로 ‘17년 5월과 ‘18년 5월 이용 빈도별 사용자 비율을 분석한 자료를 살펴보면 1) pooq은 활성유저가 50%를 돌파했고, 2) tving은 월 10회 이상 앱 이용자 비율이 30%를 넘었으며, 3) Netflix는 비활성 사용자가 1년 동안 50% 감소했다.


[앱 속 세상] N스크린과 OTT시대, 모바일 유저의 선택은? (2) 콘텐츠 플랫폼

http://www.mobiinside.com/kr/2018/09/20/app-ape-ott2/

이렇게 착실하게 성장하고 있는 SVOD 서비스 시장에 이번 U+tv와 Netflix 제휴는 TV Window 개척을 통한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제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Netflix가 공개한 바에 따르면  가입 시에는 PC와 모바일의 비중이 70%를 차지하지만 점차 줄어들어서 가입 후 6개월이 경과하면 TV 스크린에서 콘텐츠를 소비하는 비중이 70%를 차지한다고 한다.



You can watch Netflix on any screen you want, but you’re probably watching it on a TV

https://www.recode.net/2018/3/7/17094610/netflix-70-percent-tv-viewing-statistics


Netflix가 4K, HDR에 Dolby Atmos까지 도입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최적의 시청 경험을 하기 위해서는 소파에 앉아서 TV로 보라는 의미일 것이다.


국내에서 6개월 뒤에도 90% 이상의 시청이 모바일을 통해 일어나기 때문 TV 스크린 소비 비중을 산출하는 것 자체는 무의미할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모바일 통한 미디어 소비가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기는 하지만, TV 스크린을 활용할 수단(Tool) 또는 동인(Motivation)의 부재가 한몫을 했던 것은 아닐까?  


이번 제휴를 통해 U+tv에 가입한 362만 가입자는 STB 교체없이, 3개월의 무료체험 기회를 가지게 된다.

최소 100만 가구(국내 유료가입자 추산의 3배가 넘는다)는 3개월 동안 한번이라도 Netflix를 이용해 볼 것이고, 이를 통해 유료 SVOD 서비스에 대한 새로운 발견을 하게 될 것이다.

모바일을 통해 짜투리 시간에 시청하는 것이 아니라, 하루의 일과를 마무리한 평일 밤이나 주말에 거실 소파에 앉아서 경건한 마음으로 대하는 OTT 시청에 대한 발견 말이다.


그렇다고 Netflix만이 수혜를 받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에서 이미 복수의 OTT 서비스를 이용하는 행태가 보편화 된것처럼, 국내에서도 Netflix에 없는 한국 드라마나 HBO 시리즈를 찾아 최근 구입한 TV에 프리로딩 되어있는 pooq,TVING 및 Watcha Play 앱을 찾아보고 실제로 이용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참고. 과학기술정통부가 발표한 '2018년 상반기 유료방소 가입자수 및 점유율'에 따르면 LG U+tv의 가입자는 362만명으로 전체 유료방송 사업자 중 가입자 기준으로 4위(11.2%)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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