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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 12일, 드디어 디즈니의 전례없던 새로운 시도인 스트리밍 서비스, Disney Plus가 미국, 캐나다 그리고 네덜란드에서 런칭했다.

황야의 장고가 아닌 만달로리안

런칭 첫날에 가입자가 1천만영을 돌파했다고 하고, 일부 지역에서는 접속에러가 발생하는 등 초기 반응이 매우 뜨겁다.

전통적인 유료방송산업계의 강자였던 디즈니가 스트리밍 서비스에 뛰어든 배경, 그들이 이번 사업에 거는 기대, 그리고 시범 서비스를 통해서 예측해볼 수 있는 향후 사업방향에 대해 정리해본다.

1. 디즈니의 스트리밍 시장 진입 배경

Disney 자체 스트리밍 서비스의 출시 배경 및 전망
https://4wonderland.tistory.com/30

디즈니의 4대 사업부분 중 미국 3대 방송사 ABC와 최대 스포츠 채널인 ESPN가 포함된 미디어네트웍스 부문은 2018년 매출의 42%, 영업이익의 44%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기존 유료방송산업에서 수혜를 받아왔지만, 미디어 산업의 변화를 피할 수 없어서 유료 채널인 ESPN 가입자가 가파르게 하락하는 등 영업이익이 4% 하락하는 실적을 보여왔다.

2017년에 BAMTech를 인수하는 등 스트리밍 서비스로 확장을 위한 포석을 두기는 했지만, 기존 최대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는 산업에 약화시킬 수 있는 전반적인 전환에 이르지는 못했다.

대전환의 동인은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찾아왔다. 
2018년 Fox 인수를 통해 다수의 콘텐츠와 함께 미국 3대 OTT 서비스 중 하나인 Hulu와 인도 최대의 스트리밍 서비스인 Hotstar를 손에 쥐었고, 2019년 말에 종료되는 Netflix와 년간 $1.5B의 콘텐츠 공급계약의 갱신에 대한 결정이 눈 앞에 다가왔다.

기존 Hulu에 막 출시한 ESPN+는 장르지향적이어서 전반적인 시청자를 모으기에는 부족함이 있었고, 특히 가족지향적인(?) 디즈니의 콘텐츠를 담기에 적당한 그릇은 아니었던 것 같다.

Netflix와 공급계약은 매년 막대한 매출을 올릴 수 있지만, 계약을 갱신하게 되면 스트리밍 시장으로 진입하는 적기를 놓치게 될 수 있다.

이런 맥락하에서 (마블 등 성공을 거두고 있는 콘텐츠 파워를 등에 엎고) 디즈니는 이제는 과감하게 스트리밍 시장으로 진입할 시점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2. 디즈니가 Disney+에 거는 크나큰 기대

금번 Disney+ 런칭을 위해 디즈니는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매체력과 시너지를 지원했다.

주요 지역 곳곳에 키오스크를 설치하고 버스 정류장 광고를 집행했으며, 그들이 소유한 디즈니랜드에 런칭을 알리는 입간판을 걸었다.

깍~심슨 귀여워!!!


그 뿐만 아니라 ABC의 앵커 프로그램에서 홍보를 지속하고 Disney Store에서 팬시상품 구매자들에게 Disney+ 가입 신청서를 내밀었다.

방점은 ABC와 디즈니채널에서 Disney+ 오리지널의 첫번째 에피소드를 방영함으로써 시청경험을 제공한 것이다.

Morgan Stanley의 예측에 따르면 2020년에 디즈니의 마케팅 예산은 $350M에 달할 전망이다.

손익이 중요한게 아니라 얼마나 많은 가입자를 모을 수 있느냐가 관심인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디즈니의 미디어 네트웍스 부문과 스튜디오 엔터테인먼트 매출이 감소되고 막대한 마케팅 비용으로 인해 손익이 감소될 수 있지만, 5년 뒤에 그들이 예상했던 1억명의 가입자가 확보될 수 있다면 그 이후의 성장 포텐셜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더욱 커질 것이다.

Disney+ 런칭 첫날에 디즈니의 주가가 7% 이상 급등한 것이 말해주 듯이 말이다.

3. 시범서비스를 통해 확인된 U&A,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 

한가지 눈여겨 볼 점은 정식 런칭 국가에 네덜란드가 포함되었다는 점이다. 

서유럽은 2020년 상반기에 런칭 일정인데, 유독 네덜란드는 시범 서비스에 미국과 함께 1차 런칭 국가가 된 것일까?

네덜란드는 인구 1,700만 정도로 소규모 테스트에 적합한 사이즈인데다가, 비영어권 국가 중에 영어능력이 1위인 나라이기 때문일 것이다(더불어 '20년 상반기 런칭예정인 서유럽에 대한 테스트베드도 될 수 있고).

Disney+를 책임지고 있는 Kevin Mayer가 지난 11월 8일 미디어 이벤트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지난 9월 2일부터 두 달간의 시범 서비스를 시행했던 네덜란드의 시청행태를 분석한 결과 보다 성인용 콘텐츠 시청이 높게 나왔다고 한다.

정식 서비스에서 선보일 오리지널이 빠진 상태에서 진행된 시범 서비스에서 발견된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다시 강조하지만 미국이 아니라 네덜란드 결과이다)

ㅇ 마블 영화는 서비스 청약후에 처음으로 시청한 콘텐츠(Old/Male)
ㅇ 가장 많이 시청된 TV 쇼는 다음과 같음
    - Agents of S.H.I.E.L.D : 18~49세 시청
    - The Suite Life of Zack and Cody : 초등학생 정도
    - Mickey Mouse Club House : 2~5세 시청대상

네덜란드의 결과는 당초 Disney+가 목표로 하는 4가지의 핵심고객층(성인~유아) 공략이 효과적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콘텐츠/마케팅 리더인 Ricky Strauss에 따르면 앞으로 3~4년 동안 30개의 오리지널 시리즈와 15개의 영화가 Disney+에  선보일 것이라고 한다.

마블과 스타워즈에 기반한 콘텐츠들은 성인시청군을 더욱 강하게 끌어들일 것이고, 동시에 다수의 라이브러리와 새로운 오리지널 들이 가족과 키즈 대상의 시청 욕구를 만족시켜줄 수 있을 것이다.

4. 마치면서

디즈니는 2000년대에 아동인구 정체를 대비해서 성인 콘텐츠 제작사를 대거 인수하여, 아동부터 성인까지 가족 전반적인 콘텐츠를 공급할 수 있는 수직 계열화를 완성하였고 그 결과 금번 Disney+와 같은 정액형 스트리밍 서비스를 매우 매력적으로 구성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 서비스가 실제 시장에서 제대로 작동할 것이라는 예상을 네덜란드에서의 시범 서비스(Trial)로 실증하였다.

부모가 보고 싶어서 구독하고, 가족이 같이 시청하는 서비스는 두말할 것 없이 해지율이 낮을 것이고, 이는 Disney+가 시장에서 빠르게 뿌리를 내릴 뿐만 아니라 재무적으로도 건실한 서비스가 되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다.

이년 전에 '되겠어?' 라며 의구심을 가지고 바라보던 내 시선은 이제 '되겠지'라는 인정으로 이미 바뀌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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