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1. Hulu의 두 번째 매각시도는 결국 중단, 주요 대주주들은 독자생존을 위한 추가 투자를 결정

지난 금요일(12) Hulu의 대주주인 디즈니, 21세기 폭스, 그리고 NBC Universal은 그 동안 진행되어 온 매각절차를 중단하고, 향후 7.5억 달러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힘

DirecTV 등 유료방송 사업자는 물론이고 Yahoo와 같은 온라인 사업자까지 경매에 참여하면서 누가 Hulu를 인수할 지가 업계에서는 초미의 관심사로 부상(6개 사업자[1]가 경매에 참여)

7월 초 최종 라운드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3사와 Hulu 대주주들 간 금액 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최종적으로 매각절차가 중단

Hulu 대주주들은 매각대금으로 20억 달러를 요구했으나 최종 라운드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3(DirecTV, Chernin Group, Time Warner Cable) 10억 달러 내외에서 최종 입찰한 것으로 파악

Hulu는 지난 2011년에도 매각을 추진하다가 갑자기 중단한 바 있어, 금번까지 두 번의 매각 실패를 둘러싼 여러 가지 해석이 분분함

 

2. Hulu가 두 번씩이나 매물로 나와야 했던 이유 : 동상이몽과 의사결정 체계의 붕괴

우선 Hulu 매각이 두 번씩이나 추진된 원인을 살펴보면, 뉴미디어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미디어 산업의 거인들이 힘을 모아 Hulu를 출범했지만 1) 서로 원하는 사업방향이 달랐고 2) 이를 조정할 수 있는 내부적인 의사결정 체계가 없어 현재와 같이 표류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음

현재 Hulu의 사업모델은 광고기반의 무료 콘텐츠 이용 모델과 유료 구독모델($7.99/)로 구분되는데, 이에 대해 21세기 폭스는 유료 구독모델의 확대를 주장하는 반면 디즈니는 광고기반 모델의 확대라는 상반된 입장을 가지고 있음

이러한 상반된 입장은 양사간의 근본적인 전략과 관계가 깊은데, 디즈니의 경우 고객과의 접촉점(Touch-Point)를 확대해서 자사 콘텐츠 노출을 증대시켜 관련한 부가가치 창출에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광고기반 모델의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하고자 함

3의 대주주인 NBC Universal은 현재 Comcast의 합병승인과 관련해 Hulu 의사결정권을 행사할 수 없어 이러한 양자간의 갈등의 조정은 요원한 상태


3. 매각중단의 근본적인 이유 : 콘텐츠 가치에 대한 이견과 유료방송 사업자들과의 경쟁 위험

금번 매각 중단의 표면적인 원인은 입찰금액에 대한 상호간의 불일치이지만, 그 세부적인 내용에는 콘텐츠 가치에 대한 서로 다른 평가가 기반이 됨

가장 큰 자산인 NBC, ABC, FOX의 최신 TV 쇼들에 대한 디지털 액세스 권한에 대해 Hulu는 무료 사이트에 대해서는 5년간 액세스 권리 & 유료 사이트에 대해서는 2년 간의 권리를 약 20억 달러에 판매하기를 희망

반면 입찰자들은 Hulu 대주주들이 제시한 콘텐츠 권리에 대해 10억 달러 이상 지불할 가치가 없다는 판단이며, 더욱이 권리 기간의 연장(유료 사이트 콘텐츠에 대해 최소 3~4) 요구

더욱이 입찰자들이 반발했던 이유는 Hulu 대주주들이 유료 사이트에 있는 주요한 쇼에 대해 이용권한을 제한하는 권리를 청구하겠다는 조항을 강요한 것으로, Hulu 대주주들인 이러한 조항을 통해 자사 콘텐츠를 보다 고가에 Netflix 등 경쟁사에 판매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려고 함

 

더불어 최종 입찰자들이 대부분 유료방송 사업자라는 점도 매각이 생각보다 빨리 정리된 이유

가장 적극적이었던 Direct TV, AT&T(Chernin Group), Time Warner Cable 모두 유수의 유료방송 사업자[2]들로 Hulu 매입시 콘텐츠 수급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잘 알려진 N-Screen 플랫폼을 보유할 수 있는 장점을 단번에 확보 가능

잘 알려진 바와 같이 별도로 확보해야 하는 디지털 콘텐츠 라이선스는 수급비용이 천정부지로 올라가는 상황이고, 대부분의 TV Everywhere 서비스는 자사 서비스를 보조하는(, 자사 서비스의 가입자만이 이용할 수 있는) 수단으로 국한하고 있는 상태

이 가운데 라이선스와 독자적으로 가입자를 모집할 수 있는 플랫폼을 보유할 수 있는 이번 경매는 가격만 맞는다면 유료방송 사업자에게 매우 매력적인 기회로 작용

이들이 Hulu를 차지한다면 주요 대주주인 NBC Universal를 인수한 Comcast는 무척 상대하기 버겨운 경쟁자를 만들어 주는 셈이고, 나머지 대주주들은 향후 프로그램 판매에 있어 협상력이 약해지는 상황을 감안해야 함(한편 순식간에 몇 백만의 가입자들이 확보되면서 유료방송 사업자의 협상력은 대폭 증대)

 

4. Hulu의 딜레마 : Don’t want it, but Don’t want someone else to have it

결국 Hulu의 매각을 원하면서도, 유료방송사업자들에게는 쉽게 팔 수 없는 딜레마에서 Hulu 대주주들은 7.5억 불의 추가투자를 통해 우선 독자생존을 모색

매각중단 발표 후 인터뷰에 따르면, 21세기 폭스와 디즈니 간 Hulu의 비전과 목표에 대한 포괄적인 공유가 완료되어 향후 독자경영을 위한 충분한 동력을 확보한 것으로 밝혀짐

Hulu 3천만 명의 무료 서비스 방문자와 4백만 명의 유료 서비스 가입자를 기반으로 ‘12 7억 달러의 매출 달성

Bloomberg에 따르면 무료 서비스 수익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Pre-roll 광고에서 경쟁사 대비 가장 높은 CPM 기록), 유료서비스는 아직까지는 적자를 보고 있지만 18개월 내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됨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Hulu가 현재 유/무료 사업모델을 지속할지, 향후에 기업가치가 올라가면 다시 매각에 나설지에 대해 밝혀진 바가 없어 당분간 불안한 항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

 

5. Hulu 매각이 주는 시사점

콘텐츠 사업자가 자체 플랫폼을 보유할 경우 플랫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Hulu와 같이 보유한우수 콘텐츠를 우선 공급

이로 인해서 타 플랫폼에 보다 높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는 기회가 상실되면서, 성장성을 담보로 시장성을 포기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됨

특히 플랫폼을 매각하는 경우, 이미 부여한 우선권/특혜를 희석시키기 위해 콘텐츠 사용권한을 제한하는 등의 별도의 조치가 필요해짐

따라서 콘텐츠 사업자가 플랫폼을 보유할 경우 1) 명확한 사업목표를 가지고 2) 추진에 있어 성장성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3) 지속적인 지지를 통해 사업이 본궤도에 올라갈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



[1] Direct TV, Chernin Group(AT&T), TWC, Guggenheim Digital Media, Kohlberg Kravis Robers&Co, Yahoo

[2] 미국 유료방송 사업자 순위(’12.4Q) : Comcast(22백만) > DirecTV(20백만) > Dish(14백만) > TWC(12백만) > Verizon(4.7백만) > AT&T(4.5백만)


댓글